 | 휴먼경제연구소 | 0 | | 신간 『나는 미국특별시민이다』 표지./휴면경제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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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숱한 역경을 딛고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낸 재미동포 18인의 삶을 담은 책 《나는 미국특별시민이다》(저자 김호일)가 출간됐다. 그동안 미국 내 한인 성공 사례가 개별 인물 중심으로 단편 소개된 적은 있었지만,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18명의 삶을 심층적으로 엮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 펴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책은 특히 저자가 미국 동남부 지역을 직접 돌며 인물을 발굴하고 인터뷰해 완성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2026년은 미주 한인 이주 123주년이 되는 해다. 약 1세기 전인 1903년, 한인 102명이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미주 이민사는 세대를 거쳐 이어져 왔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후발 이민자들로, 이제는 고희를 넘어 팔순에 이른 이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그들이 왜 조국을 떠났고, 왜 미국을 선택했으며, 그곳에서 어떤 삶을 일궈냈는지 알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취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6월 시작됐다. 저자는 애틀랜타 라디오코리아(ARK) 박건권 사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약 석 달간 조지아주를 비롯해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플로리다 등 동남부 일대를 누비며 성공한 한인들을 찾아 나섰다. 선정 기준은 단순한 재산 규모가 아니었다. 성공의 크기와 상관없이 동포사회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핵심 잣대였다.
실제로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한인회와 한국학교, 동남부총연합회, 재미상공인회 등에서 기부와 봉사를 이어온 이들이다. 생업을 병행하면서도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온 이들은 이민 초기의 고단함과 좌절, 그리고 재기의 과정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저자는 이들의 진솔한 고백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전한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중식 호프웰 인터내셔널 회장이 있다. 그는 6·25 전쟁 중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뒤 미국 유학을 거쳐 귀국, 중동 건설 붐을 이끌며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한 인물이다. '애틀랜타 대모'로 불리는 이국자 리장의사 대표는 파독 간호사 출신으로 조경업과 철물점, 꽃가게, 장례식장 운영 등 숱한 생업을 거치며 한인사회 봉사에 앞장섰다. 플로리다에 정착한 황병구 사장은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에서 난 재배 전문가로 자리매김하며 한인 경제계의 중진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반세기 넘게 의료 봉사를 이어온 의사, 미국 물리학계를 이끄는 교수, 에이즈 연구로 주목받은 과학자, 태권도를 미국 사회에 뿌리내린 지도자, 동포사회의 궂은일을 도맡아온 기업인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이 책에 담겼다. 저자는 이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이민을 준비하는 이들과 젊은 세대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용기를 전하는 기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 김호일은 1987년 언론계에 입문해 부산일보 경제부 기자, 정치부 국회반장, 문화부 차장, 경제부장, 서울지사장 등을 지냈으며, 자회사 부산일보BS투데이 대표 및 편집국장을 역임한 30년 경력의 언론인이다. 캐나다 UBC대학과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해외연수를 했고, 서강대 언론대학원과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한국영화기자협회 초대 회장과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 부일영화상 심사위원 등을 맡았으며, 2017년 언론계를 떠난 뒤 현재는 한국퇴직연금개발원 휴먼경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