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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의 주인공들을 무대에서 만나다, 연극 ‘바냐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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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 기사승인 2017. 03. 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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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프로젝트 그룹 : 육감]의 6번째 공연

 

아시아투데이 김민정 기자 =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맨티스,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2’의 짐레이너 등이 연극무대에 선다. 그동안 목소리로만 알려져 온 성우 11명이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비극 ‘바냐삼촌’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11명의 경력은 4년차부터 18년차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목소리 연기에서 느껴온 갈증을 풀기 위해 2014년부터 ‘뷰포인트’와 ‘스즈끼 메소드(아이가 언어를 배우듯 다량의 체험을 통해 익히는 방법)’ 등 신체훈련을 해왔다.


뷰포인트란 1970년대 안무가이자 뉴욕대 연극과 교수인 메리 오버라이가 배우와 무용수, 공연예술가들의 훈련프로그램으로 만든 방법론이다. 시간과 공간을 이용한 특정 움직임의 원리와 시점을 말하며 신체적인 접근으로부터 캐릭터와 공연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다.


프로젝트그룹 ‘육감’이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연극 ‘갈매기’, ‘리투아니아’, ‘마음의 범죄’, 낭독극 ‘진실게임’, ‘자정의 픽션’ 등을 무대에 올려 전석 매진기록을 올렸다.


이번에 이들이 선택한 작품은 ‘바냐삼촌’. 안톤 체홉의 4대 장막 희곡 중 하나로 가장 많이 연극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매부의 시골 별장을 관리하며 성실하게 살아 온 주인공 바냐에게 어느 날 매부가 젊고 아름다운 후처를 데리고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바냐의 “참된 인생이 없을 땐 허상으로 사는 거야. 어쨌든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라는 대사는 묵묵히 견디고 희생하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19세기 말의 우울한 시대상과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일상적 대사로 표현하고 있으나, 그때와 다르지 않은 우울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묵직한 공감을 자아내며 극이 초연된 1900년과 2017년을 관통한다.


게임 ‘스타크래프트2’의 짐레이너로 게임 캐릭터에 존재감을 더해주는 성우 최한, ‘쿵푸팬더’의 맨티스로 실감나는 연기를 더해준 성우 방성준이 주인공 바냐삼촌을 표현한다. 그 외에 김나율, 김사라, 김자연, 문유정, 방우호, 이승준, 조민수, 채안석, 한미리 등 성우 9명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연출을 맡은 이상옥 씨는 연극 ‘바냐삼촌’을 통해 “좋고 이쁘고 똑똑한 사람들이 환영받는 세상에서 이상하고 순진하고 바보같은 사람들이 삶을 견뎌내는 방법을 보여줄 것”라고 말했다.


성실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를 채우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선사할 ‘바냐삼촌’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아름다운극장에서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만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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